아침식사는 19번 홀에서..
어제는 탄란CC에서 라운드 했고 오늘은 레전드힐입니다.
대부분 하노이 시내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클럽으로 이동을 합니다만 이번엔 좀 다릅니다.
현지 주재원 후배가 레전드힐을 간다면 꼭 아침식사는 그곳에서 해야 한다고 해서 숙소에서 바로 차를 타고 약 40분 정도 북쪽으로 이동합니다. 클럽 근처에 19번 홀이라는 식당이 있는데 베트남 현지 주인이 한국음식을 기가 막히게 한다고 합니다. 피닉스CC 앞에도 19번홀 식당이 있고 베트남 이런저런 골프장 앞에 다 비슷한 식당이 있어도 음식에 큰 차이를 못 느꼈지만 믿고 가봤습니다.
막상 도착하니 앞뒤로 붙은 두 개의 19번 식당이 있습니다. 왔다 갔다 하다가 후배에게 전화했더니 첫 번째 식당이 맞습니다. 식당이라기 보단 옷, 장갑부터 볼까지 파는 골프숍입니다. 김치찌개, 두부부침, 계란말이, 신라면과 소주 두 병을 시킵니다. 사장님이 정장을 입고 맞이해 주시는데 정장 차림으로 뚝딱 음식을 만들어 내어 줍니다.
역시 현지 주재원들이 자주올만 하네요. 모두 한국만큼 맛있습니다. 같은 봉지라면인데 끓인 라면은 맛이 다르네요. 기가 막히네요. 두부부침, 김치찌개 모두 수준급입니다. 속 풀 리네요.
비 내리는 레전드힐 CC 라운드
식사 후 한 5분쯤 달려 도착해서 역시 한 시간 일찍 도착했지만 바로 플레이는 가능합니다. 어제와 동일하게 한 층을 내려가 옷을 갈아입고 스타트로 나갑니다.
비가 내리네요. 하노이는 일기예보에 거의 매일 비가 온다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거의 내리지 않습니다. 오늘은 진짜로 내리네요. 조금 기다렸지만 그칠 비는 아니어서인지 마스터가 출발하라고 합니다. 모든 캐디들에게 10만 동씩을 미리 주고 흥을 돋운 뒤 출발합니다.
손목상태는 나쁘지 않았지만 어제보다는 좀 통증이 있습니다. 몸은 그래도 하루 쳤다고 다시 감각이 좀 올라옵니다.
입국 때 사온 알라키를 다 못 먹을 듯하여 동반이 가지고 와서 카트에 올려 둡니다. 처음엔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싶었는데 한 잔 두 잔 마시다 보니 어느새 손목에 진통제 역할을 해줍니다. ㅠㅠ
레전드힐 CC 는 하노이 쪽 골프장들 중에 명문에 속하고 가격도 꽤 합니다만 저는 어제 다녀온 탄란이 훨씬 매력적이네요. 이곳은 여러 번 와봤고 탄란은 처음 가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느낌은 그렇습니다. 다들 익숙해서인지 잘 들칩니다. 이 동반자들과 처음으로 2, 3, 4, 5번 홀 한 명씩 버디도 합니다. 비는 처음에 조금 거셌지만 5번 홀부터는 잠잠해졌습니다.
아이들 줄어드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울듯이 저희도 한홀 한홀 아쉬워하며 라운드를 마칩니다.
캐디피는 인당 40만동을 주었는데 조금 서운해해서 50만 동 2만 5천원을 줍니다. 상주하는 분들이 항상 부탁하는 게 절대 기준 이상의 캐디피를 주지 말라고 하는데 저희는 어쩌다 오는 손님이다 보니 정에 끌려 조금씩 더 주게 됩니다. 나머지 그린피는 390만동, 20만 7천원 정도를 결제합니다. 역시 레전드힐은 비쌉니다.
그래도 즐거운 라운드였습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샤워 후 바로 하노이 시내로 향합니다. 미딩에서 간단히 마사지를 받고 저녁을 먹으러 갑니다.
저녁식사는 참숯대감!
후배 소개로 간 미딩 옆 경남 랜드마크타워 뒤쪽에 있는 고깃집입니다. 고깃집이라기 보단 한정식집에 가깝습니다.
기본 상이 깔리고 옆에서 소고기를 구워줍니다. 기본찬도 훌륭한데 소고기가 상당히 괜찮네요. 역시 고기는 전문가가 구워야죠. 세트메뉴로 주문했는데 고기는 꽃살, 와규 등심, 와규 안창살 등이 나옵니다.
흰 살 숙성회와 한치, 새우로 구성된 회도 한 접시 주는데 이것도 맛이 좋습니다. 특이하게 이곳은 고기 굽기, 서빙을 해주는 종업원들과 돌아다니며 술을 따라주는 종업원들이 따로입니다. 후배 말로는 후자 쪽에 에이스도 있고 10만 동 정도의 팁에 러브샷도 하고 해서 여러 상주 한국인들과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좋고 덕분에 많이 성장했다고 합니다. 사장님도 잠깐 다녀갔는데 수완이 좋네요.
정확한 메뉴판의 가격은 기억이 안 나고 술을 좀 많이 하긴 했지만 카드 결제내역을 보니 남자 다섯이서 28만 원 정도를 결제했네요. 여기 금액으로 하면 많이 비싼 것이고 이 수준을 한국에 맞춘다면 적당하거나 조금은 저렴해 보입니다.
2차로 또 술집을 갑니다. 많이 먹었네요. 3차로 숙소에 와서 냉장고에 남은 술을 모두 마시고 오늘 하루를 마칩니다.
역시나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마지막날 아침에 일어나 짐을 싸서 차에 두고 그제 갔던 포틴 직영점을 또 갑니다. 거의 비슷하게 쌀국수와 볶음밥, 스지꼬지 이번엔 꼬리찜까지 주문해서 푸짐하게 속을 풉니다. 해장술은 안 들어가네요. 딱 두 잔만 합니다.
비행기는 오후 1시경이고 이곳에서 11시 반쯤 출발하면 됩니다. 바로 옆에 있는 MK Cakes Desserts로 커피를 마시러 갑니다. 한국 카페 카피입니다. 사장이 한국인인가.. 2층에도 자리가 있습니다. 날씨는 흐리고 바깥 풍경이 유럽이네요.
한국이 좋아서(?).. 컴백..
11시 반에 출발해서 공항에 도착하고 수속 후 탑승, 4시간 반정도 걸려 인천에 도착합니다. 공항버스를 타고 동네에 와서 마중 나온 분과 저녁을 먹습니다. 한국 오면 삼겹살이죠!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이제 다음 주부터 다시 달리기 하러 갑니다. 쌓여있는 많은 일상이 하나씩 덮쳐오겠죠. 여행하지 않았으면 더 힘들었을 것 같을 일상을 하나씩 마주하고 헤쳐 나가야겠습니다.
1편 계엄령과 한국이 싫어서.. 탈주..
2편 두 곳의 하노이 미딩 퍼틴 Phở Thìn 쌀국수
3편 탄란 Thanh Lanh CC 라운드
4편 BRG 레전드힐 Legend Hill CC 라운드
4편의 하노이 여행 마치겠습니다.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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