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BAINOI 공항에 1년만에 다시 왔습니다.
작년 요맘때 그때의 그 동행자들 그대로네요.
모두 다 회사 운영하면서 몸도 마음도 지친 불쌍한 이들 입니다. 편안히 잘 쉬고 가야겠습니다.
동행자 한 명의 후배가 현지 주재원이어서 덕분에 차와 기사가 공항에 와 있습니다.
짐을 싣고 공항을 빠져나와 우선 늦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미딩 숙소근처의 음식점으로 갑니다.
사실 베트남하면 쌀국수이고 여행기간 동안 여러번 경험하게 됩니다. 여러종류의 쌀국수가 있지만 결국 고기국물에 익혀진 쌀로 만든 국수를 넣어서 야채와 함께 먹는것이 그것이죠.
이런 저런 식당의 쌀국수를 먹다보면 그맛이 그맛이고 저같은 경우는 너무 기름진 국물과 비슷 비슷한 맛에 한국으로 돌아갈 즈음이면 당분간 쌀국수는 먹지말자를 다짐하게 됩니다. 하지만 다시오면 또 먹게 되는 것이 쌀국수 입니다.
퍼틴(Phở Thìn) 미딩점
먼저 기사분이 내려준곳은 퍼틴(Pho Thin) 미딩점 입니다. 당연히 쌀국수 집이고 관광객들 사이에 유명하다고 합니다. 저는 하노이에 올때마다 매번 미딩을 왔었지만 한번도 가보지는 않았습니다. 미딩 식당가 입구와 가깝고 비교적 넓은 길에 가까워서 눈에 잘 띄는 곳에 있습니다.
모두 배가 고팠고 기사분이 데려다 준 곳이니 얼마전 이곳에 출장차 다녀왔던 동행중 한명도 여기가 그때 맛있었던 그곳인가 하면서 기억을 못하고 그냥 들어갔습니다.
베트남에서 이렇게 큰 쌀국수집을 처음 가봤습니다. 대부분 허름하고 작은 집들이고 낡은 건물이었는데 여기는 너무 서울의 식당과 느낌이 비슷했습니다. 찾아보면 내부의 사진도 많고 음식 사진도 많은데 저는 따로 촬영하지 않았습니다. 일반쌀국수, 곱창쌀국수, 갈비쌀국수 이런것들과 국물에 적셔먹는 꿔이 등을 주문해서 먹었는데 그냥 그저그런 쌀국수였습니다.
주재원인 후배의 말을 들어보니 베트남에 많은 퍼틴 쌀국수가 있고 비슷한 로고를 쓰지만 다 하나의 맛은 아니라고 합니다. 특히 이곳은 원조에 해당하는 곳에서 레시피를 가져다가 나름대로 변형을 주어 맛을 낸 곳이라고 합니다. 나쁘진 않았지만 어딜가나 맛볼수 있는 그런 맛?
다 먹고 나니 얼마전 이곳에 왔었다는 동행이 자기가 기억하는 퍼틴은 여기는 아니라고 합니다. 내일 가보기로 합니다.
식사와 반주를 마치고 숙소로 향합니다.
매번 호텔에서 묵었지만 이번 숙소는 베트남에 흔한 레지던스 입니다. 모두 넓은 아파트 하나에 각자의 방이 있는 형태입니다.
제 방의 창문에서 볼수 있는 전경입니다. 경치 좋네요. 호수가 많은 도시이니 호수뷰는 흔한데 이렇게 잘 정비된 건물과 어우러진 호수는 처음입니다.
짐을 풀고 다시 나가서 쇼핑을 좀 하고 저녁식사와 술을 마시고 숙소로 돌아와서 동행들과 2차로 술을 좀 더하고 첫날 일정을 마감합니다.
퍼틴(Phở Thìn) 미딩 직영점
아침에 일어나서 쓰린 속을 달래러 어제 점찍어둔 다른 퍼틴쌀국수집을 갑니다.
현지 기사분은 어제의 그 집으로 데려다 줍니다. 동행이 어렵게 지도로 위치를 찾아 알려주고 골목 골목을 돌아 도착합니다.
오른쪽에 어제갔던 퍼팅 미딩점이 있고 유명한 마리 퀴리학교 뒷쪽의 좁을 골목에 직영점이 있습니다.
어제 퍼틴보다는 작아도 현지 로컬 쌀국수 식당보다는 훨씬 크고 깔끔합니다. 이른 시간이라 손님은 별로 없네요.
양지쌀국수(7만동, 4천원) 4개와 볶음밥(8만동, 4천 5백원), 스지꼬지(20만동, 만천원), 김치(10만동, 5천5백원)을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일단 어제 먹었던 퍼틴과는 맛이 다릅니다. 좀더 깊고 짜지 않으며 순수한 맛입니다. 각 쌀국수 마다 다른 맛이 나겠지만 대표적인 양지 쌀국수는 MSG 를 가미하지 않았고 좋은 고기로 국물을 우려낸 순하고 맑은 본연의 맛이었습니다.
볶음밥은 동남아의 날리는듯한 나시고랭 스타일을 기대했지만 그렇지는 않고 좀 눅진한 볶음밥이었습니다. 쌀국수와 함께 한번씩 먹기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스지꼬지입니다. 스지꼬지이니 당연히 스지가 주인공이고 국물은 조연입니다만 반대였습니다. 스지를 한두개씩 먹고나서 식사가 끝날 즈음 아무 생각없이 국물을 한번 떠먹었는데 번쩍, 퍼틴 직영점의 요리에 대한 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쌀국수와 같은 국물이라고 직원은 설명했지만 이 국물이 국수의 텁텁함과 섞이지 않은 상태여서 정말 맑고 투명한 느낌의 국물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속이 풀리네요. 사실 마지막날 아침에 다시 이곳에 와서 해장을 했는데 사람이 많아 스지꼬지를 주문하면 너무 오래 걸린다고 해서 그냥 국물만 시켜서 매운 고추만 넣고 해장을 했습니다.
4명이서 해장 소주 두병 포함 모두 6만 2천원 정도 결제했습니다. 정말 잘 먹었습니다.
같은 퍼틴이라는 브랜드와 로고를 쓰면서 어떻게 이렇게 메뉴는 비슷하지만 다른 맛을 내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직영점으로 가겠습니다. 다시 간다면..
이제 바로 옆에 있는 커피집을 들려 커피를 테이크아웃 하고 한시간 반정도가 소요되는 탄란 골프클럽으로 향합니다.
다음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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