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마지막 산에 오릅니다.
낮은 산에 산책처럼 가끔 갔었지만 본격적으로 장비를 갖추고 산에 오르기는 올해 시작했습니다.
서울서 가까운 수락산, 불암산, 가평의 운악산을 올해 다녀왔고 마지막으로 명지산을 도전해 봅니다.
KTX 를 타고 전라도나 경상도의 멋진 산들을 도전해 보고 싶었지만 매번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못갔고 수도권의 편리한 지하철로 이동이 가능한 산을 주로 오르게 되었습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근처 해장국집서 배를 채우고 망우역으로 갑니다. 망우역은 KTX 주차장이 있는데 종일 주차에 만3천원 정도여서 부담이 적습니다. 새벽에 가면 거의 주차할 자리도 여유가 있고요.
일행이 가평역에서 7시 2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면 명지산 입구까지 갈수 있다는 정보를 블로그에서 찾았고 그에 맞춰 6시에 출발하는 경춘선 열차를 타고 7시에 가평역에 도착했습니다. 열차에서 내린 후 몇몇 사람이 뛰는걸 보면서도 20분에 출발이라는 정보를 믿고 여유있게 화장실에 다녀온 후 편의점서 핫팩을 사고 여유를 부렸습니다만.. 11월 5일에 버스시간이 바뀌었습니다. 버스는 이미 7시 5분에 떠났고 몇몇 저같은 사람만 20분이 되어서 허탈해 하고 있습니다. 열차 도착 후 뛰었던 분들이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같은 방향을 가시는 분들과 택시를 탑니다. 약 30분 정도 달려서 명지산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택시비는 29,000 원이고 반절씩 냅니다. 마지막으로 주차장 화장실을 다시한번 들려서 등반을 시작합니다.
입구의 안내판을 지납니다. 1코스 익근리 출발 코스 입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오른쪽 빨간색 코스로 제2 하늘다리를 지나 왼쪽으로 올라가서 원을 그리고 오른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로 잡았습니다. 1봉인 1,267미터를 가는 코스이고 1봉에서 2봉, 3봉을 갈 수도 있습니다만 1봉만 찍고 내려오는걸 목표로 오르기 시작합니다.
시작 후 얼마 안되어 승천사를 지납니다. 승천사 입구에 처음이자 마지막 화장실이 있습니다만 동계에는 폐쇄입니다.
주차장에서 1, 2 하늘다리까지는 약 3킬로가 조금 안됩니다. 운치는 없지만 포장이 잘 되어 있어서 걷기는 좋습니다. 명지계곡을 따라서 가는 길이라 경치도 좋네요.
제 1 하늘다리를 건너 산밑으로 만들어진 데크길을 통해 제 2 하늘다리까지 오는 방법도 있고 계속 포장된 임도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내려올때를 기약하며 임도로만 계속 올라갑니다. 워낙 잘 포장되어 있고 경치에 취해서 오른다는 느낌없이 편하게 제 2 하늘다리까지 약 3킬로 정도를 걸었습니다.
명지산의 유명한 장관을 보기 위해 제 2 하늘다리를 건너봅니다. 잘 만들어진 데크에 폭포를 구경하고 사진도 촬영할 수 있는 멋진 공간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여러 사진과 영상을 찍어봤습니다.
명지 폭포쪽으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도 있습니다만 정상까지 남은 거리를 생각해서 다음을 기약합니다.
새벽에 삶아서 따뜻할 줄 알았지만 추운 날씨로 이미 차디찬 달걀로 에너지를 보충합니다.
싸인 낙엽과 높고 맑은 하늘을 보며 가을을 만끽합니다.
참 멋졌지만 사진으로는 그냥 그런 계곡의 폭포입니다.
정상까지 2.4킬로를 남겨둡니다. 이때까지 편안한 길을 올라왔고 마지막 1킬로만 난이도가 있다는 소문을 들어서 쉽게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계속 갑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점점 돌산의 위력과 경사가 같이간 동행의 입을 험하게 합니다.
갈림길이 나옵니다. 처음 지도에서 봤던 왼쪽과 오른쪽 길입니다. 저희는 왼쪽으로 올라가서 오른쪽으로 냬려올 계획이었으므로 2.35킬로미터 왼쪽길로 전진합니다.
1.4킬로미터를 남기고 2봉쪽으로 갈 수 있는 길이 나옵니다. 저희는 주봉인 1봉쪽으로 계속 갑니다. 벌써 4.2킬로를 왔네요.
1킬로를 남기고 점점 산이 험악해 집니다. 잘 만들어진 데크가 아니라 원통나무로 만든 일정하지 않은 계단이 나오고 경사가 급해집니다. 계단마다 안쪽에 흙이 소실되고 파여서 높이가 다 다릅니다. 디딜때도 흙이 파여서 조심해야 합니다.
4족보행을 시작합니다.
오백미터만 가면 정상입니다만 이미 거리가 의미가 없습니다. 생각보다 힘들어 아무 생각이 없이 계속 4족 보행 합니다.
뒤돌아 보니 많이 올라왔네요.
다시 계단이 나오고 경사는 있지만 그래도 평평하고 잘 만들어진 데크입니다.
슬슬 무릅에 통증이 옵니다. 보호대를 꺼내 무릎을 압박 합니다.
2봉과 3봉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옵니다. 저희는 1봉 정상으로 항합니다.
정상에 오르기 전 산의 뒤쪽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나옵니다. 보상받는 기분으로 경치를 봅니다. 하지만 아직도 정상은 백오십미터를 더가야 합니다.
드디어 정상에 오릅니다.
정상에서 앞쪽으로 올라온 길입니다. 날씨가 좋아서 정말 멀리까지 근처의 봉우리들이 다 보입니다. 잠시 쉬면서 사과한조각과 초콜렛을 좀 먹고 오른쪽 길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1.3킬로 정도를 내려왔습니다. 처음엔 능선을 따라 쉽게 내려왔습니다만 점점 경사가 심해지고 불규칙한 바위들이 힘들게 합니다. 한쪽만 했던 무릎보호대를 양쪽에 모두 착용하고 스틱을 정비하고 다시 출발합니다.
중간 중간 급경사에 가이드 라인을 설치해둬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중간에 낙엽이 많아 길을 자꾸 벗어납니다. 여러 등산 클럽에서 걸어둔 나뭇가지 코스 표지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드디어 임도로 내려왔습니다. 올라올때는 제 2 하늘다리를 건너 데크길로 내려오려고 했었지만 무릅이 너무 아프고 힘들어서 그냥 임도로 내려옵니다. 총 12킬로 정도를 예상했으나 저의 워치는 중간에 배터리 소모로 꺼졌고 동행자의 워치로 보면 총 14.5킬로가 넘습니다. 8시경 출발해서 오후 3시40분경 내려왔네요.
주차장앞 정류장에서 기다렸다가 4시경 50-5번 버스를 타고 목동터미널에서 내려서 기다렸다가 5시에 15번 버스를 타고 가평읍내로 돌와왔습니다. 가평역 한정거정전 가평고등학교에 내려 5백미터를 다시 걸어서 "둘레길 숯불닭갈비"를 찾아갔습니다. 가평역에서 가까운 숯불닭갈비집을 찾아서 간건데 처음엔 손님이 너무 없어서 망설였는데 먹어보니 맛이 좋네요.
다시 다리를 질질 끌며 가평역으로 걸어 갑니다. 다행히 열차에는 자리가 있습니다. 가면서 사람들이 타는데 가족단위 외국인 관광객이 정말 많네요. 집에 도착하니 저녁 7시쯤 된듯합니다. 총 이동거리는 17킬로 정도이고 시간은 10시간 정도가 걸린 산행이었습니다.
쉽게 생각하고 덤볐으나 매운맛을 본 쉽지않은 코스였습니다. 4일이 지난 지금도 계단을 오르내릴때 오른쪽 무릎 뒷쪽이 찌릿찌릿 아픕니다.
수요일 오늘은 눈이 많이 옵니다. 눈이오는 명지산은 더 멋질것 같은데 준비는 더 철저히 하고 올라야 할거 같네요.
힘들지만 즐겁고 힐링되는 산행이었습니다.
내년에 한번 더 도전해 보겠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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